누가 리더인가

부시 행정부와 클린턴 행정부에 모두 발담그며 리더를 관찰한 사람. 하드 파워의 힘을 부정하지 않아서 좋았고, 소프트 파워가 강력하다는 것을 담담하게 얘기해줘서 좋았다. 역시나 중요한 것은 맥락이다. 라는 것이 결론이고, 사실 그때 그때 달라요 만큼 쉬운 말도 없지만, 적어도 늘 맥락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태도 자체가 리더가 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로 이해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얘기인데, 늘 그렇듯 경험으로 자신의 생각을 검증해 온 사람들의 말에는 무게가 실리는 것 같다.

As Long as I Live

조나단 스타우트 밴드의 차분한 연주가 생각나는 곡이다. 템포가 느린 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오랜만에 찾아서 들어보니 생각보다 빨라서 놀랐다. 조나단 스타우트 밴드의 연주는 섬세하고 이성적이다. 특히 예전 레코딩들에선 더욱 그런 느낌을 받는다. 힐러리의 음색은 섹시하다고 생각하는데, 차가운 밴드 연주와 맞물려서 그런가 이 곡에서는 섹시하다기 보단 차갑다는 느낌이 더 든다. 가사의 내용을 보면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가사의 주인공은 병약한 걸까? 아니면 이미 어떤 병에 걸린걸까? 그것도 아니면 너무나 사랑하기에 죽음이 두려워진걸까?

When I Grow Too Old To Dream

이 곡 하면 잊을 수 없는 앨리스&댁스 공연이 있는데 갓뎀뻑킹 맥스 때문에 기분이 드러워 추억도 못하겠네. 망할. 암튼 가사를 찾아보다가 캣츠 앤 더 피들이 원곡의 가사를 꽤 고쳐 불렀다는 것을 알게 됬다. 재밌는게 원곡은 헤어진 후 추억을 간직하겠다는 내용인데, 캣츠 앤 더 피들은 헤어지지 말자고 한다ㅋㅋㅋ 몇 번을 들어봤는데 확실히 Let us part와 Don’t let us part로 서로 다르다. 큰 맥락이 바뀌는 거라 재밌는데.. 사실 캣츠 앤 더 피들의 음악 자체가 그런 느낌이다. 재밌고, 경쾌한. 가사도 그에 맞게 잘 고친 것 같다. 역시나 2010년 즈음, 뜨거웠던 한 때가 생각나는 곡

함께 자라기

애자일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신선한 부분이 많았다. 결국엔 ‘사람’으로 귀결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책에서 그리는 ‘사람’과 주변에서 보는 ‘사람’과의 온도 차이가 좀 있다고 느꼈다. 애자일을 실천하려면 적어도 하는 일에서 즐거움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어야 하는데(지금은 전혀 즐겁지 않더라도), 회고해보면, 일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이 봐 왔기 때문이다. 전자의 경우-후자의 경우. 모두 협업을 해봤는데, 후자의 경우 너무 힘들었다. 물론 성과도 천지차이였고. 이런 사람들과 애자일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나의 오판과 능력 부족이라고 생각하고 설득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그 사람을 충분히 이해해야 하는데, 단편적인 회사 업무를 가지고 과연 그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

하이퍼 리얼리즘이라고 감탄하던 후기가 많던데, 익숙해져서 그런지 몇몇 씬은 클리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여전히 현실은 딱히 개선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진짜 클리셰가 아닌 것이 함정이지만. 좋았던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주인공이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으려고 한 점이다. 사실 그 부분이 좀 비현실적라 슬프기도 했다. 구체적인 일상에 발을 디디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좋았고.. 팩트들은 차갑지만, 표현들은 어딘가 따뜻해서 무겁지만은 않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얼마 전에 봤던 주디 버틀러의 선언적이고 추상적인 강의보다 오히려 더 와닿는 느낌. 페미니즘의 역사를 한번 제대로 훑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Between the Devil and the Deep Blue Sea

한번 쯤 다 겪지 않을까? 사랑하지만 미워하고, 미워하지만 사랑하는. 모순이 공존할 수 있다는 걸 체험하는 그 순간. 돌이켜 보면 내 짧은 인생에서 사랑만큼 큰 선생님은 없었다. 암튼 소셜에서 자주 나오는 곡은 아니었는데, 그 멜로디를 참 좋아했다. 찾아보니 조지 해리슨이 우크렐레로 연주하는 영상이 있네. 따뜻하고 좋다.

Don't Let It Go to Your Head

가사를 해석하다 보면 반전을 경험할 때가 종종 있는데, 이곡도 그렇다. 가사 해석해보고 뿜었네ㅋㅋㅋㅋ 이 부드러운 곡에 이런 가사라니ㅋㅋㅋㅋ 사실 이 곡은 2006년에 단체 공연할 때 썼었는데, 연주만 듣고 마냥 로맨틱한 곡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때 가사 해석을 해봤었다면 아마 다른 안무가 되지 않았을까? 암튼 좋았던 그 때도 생각나고 공연 같이 했던 사람들은 다들 뭐하면서 사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영상이 남아있나 찾아봤는데, 역시 찾기는 어렵고나ㅎㅎ

My Blue Heaven

마이 블루 헤븐하면, 잊을 수 없는 공연이 있지. 슈테판 베써니의 2008년 ILHC 공연. 정말 좋아했고, 지금도 좋다. 카피까지 해보려고 했으나 당시 실력으로는 어려워 포기했던 기억이ㅎㅎ. 강한 개성에 끌리며, 늘 비주류를 동경해왔던 나에게 딱 맞는 댄서들. 곡도 평범하지는 않은 것 같다. 천국을 굳이 블루라고 표현한 것. 그리고 밤에만 만나는 나만의 천국이라.. 무언가 슬픈 현실이 뒤에 숨어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