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zz and Swing Music #2
2008년 즈음에 내가 활동하던 스윙댄스 동호회에 썼던 글을 옮겨왔다. 열정적으로 스윙댄스를 덕질하던 시절이었는데, 그 시절의 기억이 나에겐 좋은 추억이라 작은 조각이라도 내 개인 장소에 기록해두고 싶었다. 유튜브가 지금처럼 활성화되지는 않았던 시절이라 스윙댄스 영상도 많지는 않았었는데, 그나마 열심히 찾아서 걸었던 링크들도 다 깨져서, 영상은 새로 찾아 걸었다. 텍스트는 지금 읽어보니 유머랍시고 혐오나 차별적인 발언을 많이 해 실망스럽고 부끄럽지만(팻츠 월러를 욕할 자격이 없다ㅠ) 그래도 과거의 나를 인정하고 반성의 증거로 남기기 위해 원본 그대로 올린다.
안녕하세요. 초록거인 입니다.^^ 날씨가 춥네요~ 봄, 여름, 가을, 겨울. 드디어 겨울로 슬슬 접어들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스윙을 시작한 후부터 저에게 날씨는 딱 두가지 였답니다. 스윙추기 좋은 날씨, 스윙추기 구린 날씨. 그야말로 스윙 추기 좋은 날씨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더 이상 덥지 않아요! 급 방긋.ㅋㅋㅋ
오늘은,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스윙과 다른 재즈들을 비교해봄으로써 스윙이 왜 춤 추기 좋은 재즈인지 생각해보자고 했습니다. 자, 그럼 오늘도 이놈과 함께
캬오!
고고씽!
스윙 시대 이후의 재즈 이야기부터 차근차근 해볼까요? 경제 공황 극복과 함께 급 방긋 했던 스윙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쇠퇴의 길을 걷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일단, 댄스홀이나 술집에서 세금을 오지게 걷어가서 빅밴드를 더이상 운영할 수가 없었댑니다. 만원 벌어서 30명이서 나눠가지면..두당 333원…ㅎㄷㄷ 저라도 때려 칠것 같네요. 그리하여 자연스레 빅밴드는 사라지고 심플한 구성의 소규모 밴드가 생겨납니다. 또 연주자들이 머리가 굵어져서 맨날 똑 같은 스윙을 똑 같이 연주하는데 싫증을 내기 시작합니다. 지 맘대로 창의적으로 연주하고 싶어했죠. 또 빠르게 연주하고 싶어했고요, 소규모 밴드는 이것을 더 쉽게 가능하게 했습니다. 지맘대로 하는 30명보단 지맘대로 하는 3-4명이 그나마 들어주기 편하지요. 지맘대로 하다가 지들끼리 싸워도 30명 보단 3-4명이 화해하기 편할테고요.ㅋㅋ 나중엔 지맘대로 연주하는 빅밴드도 있긴 있었습니다만, 암튼. 뭐랄까 드디어 재즈의 자유로움이 예술을 지향하며 꿈틀대기 시작했다고 할까요. 찰리 파커, 디지 길레스피, 쎌로니어스 몽크 같은 인물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재즈, 비밥(Bebop)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그렇다면 춤추긴 어땠을까요? 저번에 이야기 했을 때에, 스윙이 춤추기 좋은 이유는, 쿵짝의 리듬감과, 반복, 조화, 부르고 응답하기 등등이라고 말씀 드렸는데요 비밥은 그와는 정 반대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쿵짝의 정해진 일정한 리듬감은 자유로운 솔로를 저해하기 때문에 약화되거나, 아님 스스로 자유로운 형태를 갖도록 바뀌어갔고요 솔로는 빨라진데다가 형식도 지맘대로, 연주도 지맘대로 기존에 멜로디에서 많이 벗어난 그야말로 자유로운 연주가 펼쳐졌습니다. 한번 들어보세요
Charlie Parker & Dizzy Gillespie
참 멋진 연주죠. 자유롭고요. 하지만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건 뭐? 춤추기 좋느냐…이지요. 자, 춤추긴 어떠세요? 쿵짝쿵짝은 덜해지고, 솔로는 부각되었죠. 솔로자체도 기존의 솔로보다 훨씬 빠르고, 자유롭습니다. 바로 전에 이야기했던 카운트 베이시에서 등장하는 솔로와 비교해보세요. 춤추기?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여기서 잠깐 삼천포로 가면, 그런면에서 디지길레스피의 음악을 사용한 토드와 나오미의 ULHS 2006에서 공연은 어찌보면 조금은 새로운 시도라고 볼수 있는거죠. 어차피 디지도 스윙시대와 겹치고 고른 곡 자체도 그나마 무난한 곡이긴 합니다만. 여튼, 알탱이 이거 보고 디지 길레스피 앨범을 샀다가 욕한 것이 기억납니다. ㅋㅋ
Todd & Naomi ULHS 2006 Performance
어떠세요? 기본 리듬이 유지되기는 하지만, 역시 쿵짝쿵짝은 많이 약해졌고, 디지의 솔로 역시 두드러집니다. 초반부 빼고 중반부를 한번 집중해서 들어보세요, 거의 디지의 솔로만 들릴정도로, 상당히 자유롭게 연주합니다. 춤추기는 쉽지 않지만 나름 독특한 분위기는 풍기네요. 그나저나..아.. 잘춘다 이놈들=_=
어쨌든, 그 이후로 비밥은 쿵짝만이 아닌, 더욱 다양해진 리듬을 바탕으로 흑인 중심의 동부 하드밥(Hard Bop)으로 더 뜨거워지고, 그와 반대로 복잡한 비밥에서 벗어난, 무드를 중시하는 백인중심의 서부 쿨재즈(Cool Jazz)로 발전하게 됩니다.
하드밥은 말그대로 비밥이 하드코어해 진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더욱 더 자유로워진 연주와, 다양한 리듬웍. 적극적인 솔로 개입등등. 왜 롹도 하드롹이 있잖아요. 그것처럼요. 쿨 재즈는 말그대로 쿨~한 재즈에요. 열정보다는 감성을 자극하는 쿨~한 재즈. 우리가 너무 낭만적이야~너무 좋아 이러면서 듣는 작업용 재즈는 대부분 쿨 재즈쪽에요. 마이~뻐니~발렌톼인~ 한번 들어보세요.^^
John Coltrane - My Favorite Things
원래는 콜트레인의 유명한 하드밥 곡인 Giant Steps(거인의 스텝ㅋㅋ)이라는 곡을 링크하려고 했는데요, 유튜브에는 노래는 있는데, 영상이 없네요. 암튼 이것만 쭉 듣고 있어도, 감이 오실거에요. 다양하고 강해진 드럼(두드리는게 뭔가 다양해지지 않았습니까?)파트, 더욱 자유로워진 솔로(삑삑대는것좀 보세요-_-)파트. 이것들이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점입가경 이네요~ㅋㅋㅋㅋ 그런데 이쯤되면 ‘뭐 멜로디도 없고, 삑삑대기만 하고 뭐가 좋아? -_-이런 반응들이 나오실 것 같은데요. 제 생각에 재즈는, 음반으로 듣는건 재즈의 20%도 즐기지 못하는거라고 생각해요. 그야말로 체험의 음악. 직접 재즈 빠에가서 들으면 달라집니다. 직접 한번 가보시길 권할께요. 하드밥은 재즈의 전통이라는 이름을 달고 현재까지도 연주되고 있습니다.
p.s 춤추긴 어떠신가요?
쳇! 역시 쳇! 베이커의 마이 뻐니 발렌톼인인 영상은 없네요ㅠ 하지만 쿨재즈를 느끼기에 충분히 멋진 영상 하나 올립니다.
Jim Hall & Michel Petrucciani - My Funny Valentine
짐홀과 미셸 페트루치아니가 연주한 마이 퍼니 발뤤타인입니다. 이제 좀 듣기 좋죠?^^ 열정보다는 차분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재즈. 하지만 그안에 여전히 숨쉬고 있는 자유로움. 왜 쿨 재즈라고 이름 붙였는지 바로 이해가 가실거에요. 장애를 극복하고 멋진 연주를 하는 미셸은 감동적이네요.
p.s 춤추긴 어떠신가요?
하드밥과, 쿨재즈에 이어 다양한 시도들이 더해지는데, 브라질 음악이 붙어 보사노바(Bossa Nova)가 탄생하고, 완전한 자유로움을 꿈꾸는 프리재즈(Free Jazz)가 인정받게 되며, 재즈와 롹이 결합한 재즈 롹(Jazz Rock)이 등장하는 등등 그야말로 재즈는 섞이고 섞여 다양하게 발전하게 됩니다. 아티스트의 스삐릿이 충만한 예술로 점점 발전하게 되는거죠.
자 그럼, 춤추기는 어땠을까요? 네. 예상하신대로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ㅜㅜ 위에서 들어보셔서 아시겠지만, 하드밥이나 쿨재즈만 하더라도 기존의 쿵짝쿵짝이 많이 사라졌고요, 심지어 지맘대로 리듬도 바꾸고(보사노바ㅠㅠ), 기본 멜로디 라인에서 많이 벗어난(뭐 연주자들 스스로에게는 개연성 있는 연주이겠지만, 개인적인것은 사실이죠), 연주자의 즉흥적인 감을 표현하는 즉흥 연주가 기본이 되고 하는데 거기에 장단맞추는 댄서들은 어쩌라는건지ㅠㅠ
보사노바 한곡 소개할께요. 로맨틱한 보사노바 연주로 많이 알려진 스탄 겟츠입니다.
Stan Getz - Wave
아…감미롭고 좋네요.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뭐? 그렇죠.ㅋㅋ 춤추기는 좋은가? 를 생각해본다면요, 보사노바는 브라질의 삼바리듬을 재즈에 접목시킨것이죠. 기본리듬이 삼바입니다. 피아노 반주를 주목해보세요 땃따-두라라- 땃따-두라라 땃따-두라라 땃따-두라라 느껴지세요? 스윙동작을 억지로 할 수는 있겠지만, 쿵짝쿵짝 하는 스윙감을 낼 수는 없습니다. 기본 리듬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춤을 추기 어렵다는 이야기지요. 하지만 쿵짝쿵짝 없이 색다르게 즐겨보겠다. 라면야..뭐 문제 있겠습니까? 어떤 음악을 좋아하건 어떤 춤을 추건 그건 본인의 자유입니다. 오히려 그걸 갖고 ‘너 왜 그런 음악 좋아해!’ 혹은 ‘넌 왜 이런거 안좋아해!’ 하는 사람이 정신 나간 사람이죠.ㅋㅋ 저에게 묻는다면? 음…저는 감상용으로 만족하고 싶네요.ㅋㅋ
사실 스윙재즈는 20-30년대, 40년대 초반까지 유행한 음악이기 때문에, 비교적 단순한 재즈 초기의 모습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최근과 같이 각자의 개성을 중요시 하는 소규모 그룹이 아닌, 빅밴드로써의 멜로디와 앙상블을 중요시 한 대중 음악입니다. 그래서 더 쉽고, 더 대중적이고, 더 단순합니다. 태생이 춤추라고 만든 음악인데 어렵겠습니까? ㅋㅋ. 어렵게 생각지 마시고, 많이 들어보세요. 들었는데 흥겹지 않다면, 춤을 출 수 없습니다. 흥겹지 않은데 어떻게 춤을 출 수 있나요? 흥겨움을 느낄 수 있다면, 바로 표현해보세요. 지금까지 배운 동작들로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제가 처음 재즈를 들었을때의 생각을 하면…오늘 이야기는 대략 초절정으로 재미 없으셨을텐데요.ㅜㅜ 좀더 스윙을 잘 알기위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주시면 될것 같아요.(글 히트 수 비교해봐야지ㅡㅡ+)
다음에는 좀 오래된 스윙 이야기를 해볼께요. 전에 오빠야 형이 정리하셨던 글이 있는데요
http://club.cyworld.com/50115463131/112289378
미리 읽어보시는것이 도움이 많이 될거에요. 저는 저 글 중에서, 싸보이 빠에서 일어난 일들을 중심으로 한번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지금 추는 춤들. 오리지날 스윙시대에 그들은 어떻게 췄을지. 또 어떻게 변해왔는지 궁금하시죠?
^^ 다음에 뵐께요~